두 개 이상의 태양이 떠오르는 하늘, 그곳에서도 행성이 태어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별과 행성의 관계는 단일 항성계(Single Star System) 기반입니다. 태양처럼 중심에 하나의 항성이 있고, 그 주위를 지구나 화성처럼 여러 행성이 도는 형태지요. 하지만 우주에는 이런 단일 항성계보다 오히려 **둘 이상의 별로 이루어진 다중 항성계(Multiple Star System)**가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에서 과연 행성은 어떻게 태어나고,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다중 항성계에서의 행성 형성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다중 항성계란 무엇인가?
다중 항성계는 두 개 이상의 별이 서로의 중력에 묶여 공전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구성 형태에 따라 크게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쌍성계(Binary Star System): 두 개의 별이 서로를 공전
- 삼중성계(Triple Star System): 세 개의 별이 복잡한 중력 구도로 묶임
- 더 복잡한 다중성계: 네 개 이상 존재하는 경우도 있음
우리 은하의 항성들 중 약 절반 이상이 다중 항성계에 속한다고 여겨지고 있어, 행성의 존재 가능성을 논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분야입니다.
🪐 다중 항성계에서의 행성 궤도 종류
다중 항성계에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은 크게 두 가지 궤도 형태를 가질 수 있습니다:
- S형 궤도 (Satellite-type)
- 행성이 한 개의 별 주위를 공전
- 다른 별은 멀리 떨어진 보조 항성
- 예: 행성이 A 별 주위를 돌고, A-B 별이 서로를 공전함
- P형 궤도 (Planet-type or Circumbinary)
- 행성이 두 개 이상의 별을 통째로 둘러싸고 공전
- ‘쌍성 행성계’에서 자주 연구됨
- 예: 행성이 A와 B 별을 중심으로 넓은 궤도로 돎
🧪 과학적 시뮬레이션과 형성 이론
다중 항성계에서의 행성 형성이 어려운 이유는 중력 환경이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항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중력, 복잡한 궤도 운동은 행성 형성 초기의 원시 행성계 원반(protoplanetary disk)을 흔들거나 흩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수치 시뮬레이션 연구들은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항성 간 거리가 충분히 크거나
- 항성들이 서로 가까워 아예 하나처럼 움직인다면
👉 안정적인 원반이 형성되어 행성이 탄생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 실제 관측 사례
1. 케플러-16b (Kepler-16b)
- 두 개의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P형)
- 사상 최초의 쌍성계 공전 행성 발견 사례
- 크기: 토성과 비슷
- 안정된 공전 궤도와 일주기를 가짐
- 발견 당시 “스타워즈의 타투인 행성 같은” 사례로 유명해짐
2. 케플러-47 시스템
- 두 개의 별을 도는 세 개의 행성 발견
- 복잡한 중력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전 안정성 유지
- 행성 간 상호작용까지 분석 가능
3. GW Ori 시스템
- 세 개의 별로 이루어진 삼중성계
- 원시 행성계 원반이 존재하며, **비정형적 형태(비스듬한 원반)**를 가짐
- 이 시스템에서도 행성 형성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함
💡 다중 항성계에서의 행성 형성 조건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조건이 만족되면 행성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항성 간 거리가 충분히 멀거나 가까워서 중력이 안정화됨
- 원시 행성계 원반의 질량과 밀도가 충분히 높음
- 주변 별의 자외선 및 방사선 영향이 강하지 않음
- 중력 섭동에도 원반이 유지될 수 있는 점성과 회전력 존재
이러한 조건들이 맞아떨어질 경우, 오히려 단일 항성계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행성이 생성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2025년 현재의 연구 동향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는 복수 항성계를 타겟으로 원반 내 가스 흐름과 온도 분포를 관측하고 있음
- ALMA 전파망원경은 원시 행성계 원반 내의 빈틈이나 왜곡 구조를 통해 형성 중인 행성의 간접 증거를 수집
- NASA와 ESA는 차세대 우주 망원경에서 P형 행성의 대기 구성 분석을 시도 중
🧠 마무리
복잡하지만 흔한, 새로운 행성의 고향
다중 항성계는 마치 우주의 입체 퍼즐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복잡성 속에서도 질서가 만들어지고, 안정적인 궤도를 가진 행성들이 발견되면서 우주 생명체의 가능성 역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르는 풍경, 그것은 공상과학이 아닌 관측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